오늘은 자전거길 산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근데 예상치 못한 변수를 만났다. 그것은 비 였다.
안 그래도 배낭이 무거운데 비까지 오면 몸이 고단할 것 같았다.
그래도 비 오는 바닷길을 걷는 것도 나쁘지 않겠단 생각이 들기도 했다.
몸이 피곤하니 버스를 탈까 생각했는데 버스를 타고 가거나 그냥 걸어서 가거나 비슷비슷했다.
차라리 버스 타는걸 기다리는 것보단 걸어가는게 더 빠를것 같다.
마리나리조트 해안산책로 가는 길이다. 비가 와서 그런지 조용하고 운치가 있다.
아니 길을 가다가 예상치 못한 걸 만났다. 바로 거북선과 판옥선 전시관이다. 이걸 보려고 그렇게 찾았는데 강구안 문화마당을 뒤졌는데 없다고 생각해서 포기했던 거북선과 판옥선 전시관이 여기에 있었다니.. 근데 하필 월요일에 휴관이라 결국 오늘 못 봤다. 알았다면 봤을 건데.. 너무 아쉬웠다.
통제영 거북선이라고 한다. 전라좌수영 거북선과 달리 지붕에 철심이 없다.
전라좌수영 거북선이다. 우리가 보통 알고 있는 거북선 모양이다. 판옥선이다. 조선시대 주력 전투함이었다고 한다.
한강거북선이라고 써 있었다. 이게 원래 서울에서 한강에서 사용했던 유람선인데 통영에 왔다고 알고 있었다. 이렇게 만날 줄은... ^^; 한번 타 보고 싶다~비가 와서 그런지 흐릿한 날씨에 멀리 섬들이 보인다. 자전거 길 = 산책로가 정말 잘 되어 있었다. 걸어서 1시간 30분 정도 되는 산책로 이다. 비오는 산책로를 걷는 것도 좋았지만 자전거 타고 가면 그 느낌도 달랐을 것 같다. 맑은 날에 다시 한번 오고 싶다. 산책로를 걷는 중에 만난 유채꽃과 고양이.. 원랜 유채꽃 앞에 고양이가 있어서 사진 찍으려고 했는데 카메라 어플 켜는 사이에 고양이가 저만치 가 버렸다. 그래도 꽃과 고양이를 같이 찍어서..(내가 원한 느낌은 아니었지만..) 다행이다. ^^ 바위섬이 느낌 있어서 찍었다. 조각작품 같다. 통영의 섬은 정말 아름답다.이게 무슨 꽃이지? 구글렌즈로 검색해도 잘 안나온다. 중심엔 연두색 끝에 갈수록 짙은 초록색이 정말 조화롭고 귀여운 느낌이다. 통영의 섬은 섬에서만 자라는 것 같은 독특한 식물이 많은 것 같다.돌이 쌓여있는걸 봤다. 원랜 나도 그런걸 잘 믿지 않았지만 소원을 빌고 싶어서 돌을 올리고 소원을 빌었다. 부디 내 소원이 이루어지길...멀리서 본 돌탑이다. 많은 사람들의 염원이 담긴 돌탑들.. 소원들이 많이 이루어졌을까? 부디 원하는대로 잘 되었기를 바래본다.
아침을 잘 먹고 싶었는데 너무 일찍 나와서 그런지 문 연 식당이 많지 않아서 늦은 아침을 먹게 되었다. 어디서 먹을까 고민하다가 시장에 가서 먹어야겠닥 생각했다. 처음엔 돼지국밥집을 가려고 했다. 근데 그 돼지국밥집이 보이지 않았다. 장사를 접었는지 내놓은 건물만 보였다.
시장안에 있던 식당이다. 멍게비빔밥과 회무침(1/2)을 시켰다. 양이 많아서 결국 다 못 먹었다. 시장인심이 푸짐하다. 멍게와 회가 신선해서 좋았지만 개인적으로 멍게비빔밥은 내 입맛에 맞지 않았다. 멍게는 좋았는데~ 다음번엔 멍게를 포함한 다양한 회를 먹어보고 싶다.
한번 더 갈까? 생각했었던 수군통제영. 세병관이 눈에 아른거리긴 했지만 딱히 더 볼것도 없고 무엇보다도 입장료를 내고 가기엔 아깝단 느낌이 들어서 고민했던 곳. 근데 점심을 먹었던 곳과 너무 가까워서 안 갈수 없었다. 마음의 이끌림인지 운명인지.. ㅎㅎ
하지만 한번 더 본다고 해서 시시하거나 그러지 않았다. 어제와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은하수에 무기를 씻는다는 뜻의 새병관. 엄~청 크다. 간판이 사람 키 만하다. 저걸 어떻게 썼을까? 웅장한 세병관의 모습이 높은 기상의 무인을 보는 느낌이다. 세병관의 옆 모습이다. 지붕이 정~말 크다.세병관 내부의 모습이다. 기둥과 화려한 장식이 눈에 띈다. 정말 한국스럽다. 뛰지 말라고 써 있어서 슬펐다. 정말 100m 달리기 하듯 뛰고 싶었다. 나무 숲 느낌처럼 다가왔다. 세병관의 기둥과 천장에 그려진 그림들이 아름답다. 처마라고 해야 하나? 저렇게 각잰것처럼 따따딱 있는 모습이 각잡힌 군인을 떠올리게 한다. 뭔가 자로 재것같이.. 한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느낌이다. 통제사의 집무실과 생활공간인 운주당이다. 충무공의 정신을 담은 글귀와 충무공 3대 대첩 (한산대첩, 명량대첩, 노량해전)을 설명한 동영상이 있었다.
죽고자 싸우면 살것이요. 살고자 싸우면 죽을 것이다 (필사즉생 필생즉사). 나는 이 글귀를 보면 그때의 충무공의 강한 결의가 느껴진다. 죽을 각오를 했구나. 만약 내가 그 위치라면...?
죽고 사는 것은 천명이다. 죽게 되면 죽음 뿐이다. 상황이 급박하고 위기 상황이구나 새삼 느껴진다.
함부로 움직이지 말고 무겁기를 산 같이 하라. 당포해전에서 말씀하셨던 말이다. 나 또한 이 말을 쫒아 경거망동하기 보다는 신중한 사람이 되려고 노력한다. 계속 마음속에 새기면서 지내다보면 나도 장군님처럼 신중한 사람이 될 수 있겠지..?
후원을 걷다가 바라본 세병관이다. 그 웅장한 모습에 또 한번 반했다. 재미로 보는 윶점? 이다. 윶을 3번 던져서 나오는 걸로 점을 치는데.. 나는 윶도개가 나왔다. 아.. 벌써부터 초 치네... 삼도수군통제영 고지도이다. 통영성과 섬들이 보인다. 한 가운데 세병관이 있고 오른쪽의 큰 섬은 거제도이다. 통영은 삼도수군통제영의 통영인데 수군 군사도시였다고 한다. 지금의 수군기지. 삼도수군통제영 모형이다. 통제사 집무실과 세병관 그리고 공방 등 다양한 건물들이 한자리에 있다.
비가 오고 평일이라 사람이 없어서 정말 좋았다. 터미널 가기 전까지 세병관에서 빈둥거렸다. 눕기도 하고.. 통영 바다가 내다 보이고 시원한 바람과 빗소리가 정말 좋았다. 마지막 날엔 정말 한가로운 여행을 했다.